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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골프에 강해지는 10가지 방법

 

[마니아리포트 김기호]사람을 가장 빨리 알고 싶으면 고스톱을 쳐보면 된다고 한다. 이해득실 앞에 인간의 이기심과 심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내기골프는 고스톱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인간을 알게 한다.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가진 내공과 품격이 핸디캡과 전혀 별개라는 것은 골프가 가진 커다란 장점이다.

 

합리적인 수준의 내기골프는 언제나 즐거운 게임이다. 내가 잘 치면 내가 즐겁고 내가 못 치면 동반자가 즐겁기 때문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은 내기 없는 골프는 쓸데없는 작대기질이자 허망한 산책이라고 했다. 골프에 비법은 없지만 효율적인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아래는 주관적인 경험을 통해서 가능하면 잃지 않는 방법을 논한 것이다.

 

1.봉을 빨리 구별해야 한다

 

내기에서 가장 빠지지 않는 단어는 봉이다. 봉은 일본어로 가모라고 하는데 집에서 기르는 오리라고 한다. 집에서 기르는 오리처럼 잡아먹기 쉬운 것은 없다. 내기는 봉에 의해서 유지되고 즐거움이 배가 된다. 머리 올리는 날 90대를 쳤다고 굳게 믿는 골퍼, 6개월에 싱글했다고 주장하는 골퍼도 봉이라고 보면 된다. 숙성의 시간이 없이 진보한 골프는 50점짜리의 수준 밖에 될 수 없다.

 

“상식보다 지나치게 관대한 사람” “스윙은 이상한데 공은 똑바로 가는 골퍼” “롱 아이언을 잘 다루는 골퍼” 이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봉은 타수보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각으로 구별해야 한다. 벽처럼 강하게 느껴지는 골퍼가 있고 아무리 잘 쳐도 만만하고 말랑해 보이는 상대가 있다. 동반자 중에 봉이 없다고 느껴지면 당신 자신이 봉으로 참전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2.장타에 대한 환상을 버린다

 

내기에서 최고의 샷은 장타가 아니라 페어웨이로 간 공이다. 장타를 노리다 스윙 리듬이 깨지면 감각을 찾기 어렵다. 몇 명의 폭발적인 스윙을 하는 선수도 있지만 90퍼센트의 선수가 부드러운 스윙으로 투어를 뛴다는 것을 명심하자. 80퍼센트의 힘으로 안전한 티샷을 하면 대형 실수를 하지 않는다. 골프는 굿샷보다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다.

 

우드나 롱 아이언으로 티샷 하는 것도 좋다. 두 개의 클럽으로 고민할 때는 긴 클럽을 선택해 스윙이 빨라지거나 급해지는 것을 막는다. 강함을 버린 후엔 격정적인 감정과 도전이란 화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골프의 90퍼센트는 멘탈 게임이고 한번 이성을 잃으면 18홀 내에 찾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아름다움을 버리고 한 타도 버릴 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골퍼는 교정하는 스윙으로 내기에 임하는 것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기술적인 면과 아름다운 스윙에 대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직 본능과 감각에 의한 샷만이 최고의 스코어를 낼 수 있다. 이 원리는 100개를 치는 아마추어와 투어를 뛰는 프로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고의 샷은 본능과 무의식으로 스윙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필승의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뇌의 기억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전 비슷한 환경에서 가장 좋았던 스윙과 샷을 기억하고 그대로 실행한다. 고수는 한 타를 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고수는 한 타를 버림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하수는 한 타를 아끼려다 하루를 망친다. 한 타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리면 전투에 이길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4.룰을 어기지 말라

 

골프를 멘탈 스포츠로 분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마음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스윙을 배우는 것은 뇌와 신경에 정보를 기억시키는 과정이다. 실전에서 샷을 하는 것은 뇌와 신경에 기억되어 있는 정보를 인출하는 것이다. 룰을 어기거나 이성을 잃으면 저장되어진 정보를 스윙에 전달하는 것에 여러 방해동작이 생긴다. 심판이 없는 스포츠는 골프가 유일하다. 룰을 지키는 것은 자신의 골프와 친구를 지키는 것이다. 내기골프에서 속이는 사람은 인생에서 반드시 속이는 사람이란 격언도 명심하자. 스코어가 좋으면 부러움을 받지만 매너가 좋으면 존경을 받는다. 선택은 늘 당신의 몫이다.

 

5.퍼팅, 내기골프의 모든 것

 

스코어에 퍼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퍼센트다. ‘타이거 우즈의 기량 중 하나를 뺏을 수 있다면?’이란 설문조사가 있었다. 투어를 뛰는 선수 모두가 “퍼팅”이라고 대답했다. 스코어의 반이 퍼팅이고 승부는 2미터 미만의 퍼팅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즈처럼 짧은 퍼팅도 과감하게 홀 컵 뒤를 때려보자. 수많은 비극은 약하게 칠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라인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임팩트 구간에서 가속한다.” “자신감이 반을 좌우한다.” “퍼터 페이스를 직각으로 유지한다. 이런 격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라운드 한 시간 전에 연습그린에 가서 연습하는 것이다. 이런 고독의 시간을 견딘 자만이 고수가 될 수 있다. 먼 거리를 먼저 연습해 감각을 익히고 짧은 거리를 집중적으로 해 자신감을 키운다.

 

6.버디는 찾아 올 때까지 기다린다

 

‘버탐득보’라는 우스개가 말이 있다. 버디를 탐하면 보기를 한다는 말인데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명쾌하다. 버디는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지 찾아다니면 오지 않는다. 버디를 찾아다니다가 더블이나 트리플 보기의 함정에 걸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집요하게 파를 지키고 100점짜리 샷보다는 70점짜리 샷을 계속 유지하면 필승할 수 있다.

 

골프에서 기다림은 정말 중요하다. 기다리다 보면 집 나갔던 스윙 감각이 돌아올 수 있고 상대가 제 풀에 무너질 수도 있다.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으면 그 날은 깨끗하게 포기한다. 서둘러 승부를 걸면 내상을 크게 입는 패배를 당할 수 있다. 끊임없이 인내하고 버디는 찾아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파는 언제나 좋은 스코어다.

 

7.프리 샷 루틴을 한다

 

내기골프는 실력보다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동반자의 심리전, 강한 압박과 두려움에 시달릴 때 프리 샷 루틴은 골퍼를 구원한다. 아마추어의 스코어가 변화무쌍한 것은 프리 샷 루틴이 없기 때문이다. 매번 샷을 할 때마다 준비과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뇌는 언제 명령을 받아 실행할지 판단을 못한다.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평소에 잘 치다가 내기만 하면 무너지는 것도 프리 샷 루틴의 부재다. 프리 샷 루틴은 긴장과 두려움을 제거하고 타깃에 대한 집중을 증대시킨다. 연습장에서 자신만의 루틴을 정하고 자동으로 수행하게 만든다. 스코어는 연습 때 만들어진 습관을 얼마나 정확하게 지켜내는 가에 달려 있다. 프리 샷 루틴만으로 라이벌들을 혼내 줄 수 있다.

 

8.깨끗하고 품위 있게 올인하라

 

패했을 때 깨끗하게 쭉 뻗고 어떤 변명도 하지 마라. 이겼을 때보다 패했을 때 인간의 천성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변명은 위험하다. 습관은 습성이 되고 습성은 인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디가 재촉해서” “앞 팀이 너무 진행을 못해서” “그린이 안 굴러서” ”잠을 못자서“ 이런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고 담담하게 승부를 받아들인다.

패했을 때 깨끗하게 인정하고 남의 탓을 탓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존중받는다. 무엇인가를 탓하거나 화를 내면 동반자도 잃고 돈을 만회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돈을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고 자존심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운을 탓하지도 말자. 길게 보면 운은 공평한 것이고 승부는 흐르는 물과도 같은 것이다.

 

9.효과적인 연습을 한다

 

효과적인 연습이란 한 박스의 볼을 약 한 시간에 걸쳐 연습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제는 좋지 않고 박스제로 하는 연습장을 다녀야 한다. 연습공은 몇 개를 쳤는가가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쳤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준비 동작 없이 1000개를 급하게 치는 것보다 정확한 준비를 통해 100개를 치는 것이 실력향상의 지름길이다. 한번 공을 친 후에 목표를 다시 정하고 셋업을 다시 해 실전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한다. 실력에 상관없이 레슨을 받는 것도 좋다. 혼자서 5년에 걸쳐 깨달은 비법을 좋은 스승은 5분 만에 가르쳐 줄 수 있다. 좋은 레슨은 스코어를 줄여주지만 깊고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10.이길 준비가 되면 전투를 시작한다

 

골프에서 스윙이 차지하는 비중은 10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퍼센트는 셋업과 어드레스 같은 준비동작에 의해 결정된다. 내기골프의 승패도 라운드 전에 준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수는 전투를 시작한 후에 이기려 노력하는 사람이고 고수는 전투를 하기 전에 이미 이기고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스트레칭과 연습 없이 라운드를 시작하는 것은 김연아가 커다란 스케이트를 신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과 같다. 핸디를 잘 조정하고 준비와 워밍업이 끝나면 실전에 돌입한다. 합리적인 수준의 내기골프는 언제나 즐겁다. 내가 잘 치면 내가 즐겁고 내가 못 치면 동반자가 즐겁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쓸데없는 작대기질과 허망한 산책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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