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만난 자랑스런 한국인
세계적으로 경제학 분야에서 최고로 칠 만한 '경제학부'중 하나로 툴루즈 대학의 경제학과를 꼽습니다.
1년에 한 차례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바로 툴루즈에서 열린답니다.
그 곳, 프랑스 남부의 툴루즈 대학 경제학과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교수로 초빙되신 J박사님이 계십니다.
J박사님은 만 16세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셨고 졸업 후 동(同)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셨으며 프랑스 파리 그랑제꼴을 거쳐 툴루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post doc. 과정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마치셨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약 8년간 교수로 역임하셨고 작년부터 툴루즈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죠.
요즘, 박사님의 모교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대학에서 초빙 요청이 많이 들어오나 보더군요.
공부 잘하는 비결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냐는 질문에 J박사님의 대답은 매우 명쾌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집.중.력~~!!
스페인에 사셨을 때였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하철 안은 소매치기가 많기로 유명하답니다.
박사님과 사모님께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자리가 있어서 두 분이 나란히 앉았답니다.
앉자마자 박사님은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소매치기 일당들이 두 분을 에워싸더니 사모님의 핸드백을 강제로 나꿔채 달아났습니다.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는 사모님과 시끌벅적 웅성거리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박사님은 너무나도 태연히 책만 읽고 계셨답니다.
어이없었던 사모님이 박사님을 툭치자 그제서야 "응? 무슨 일이야?" 라고 하더랍니다.
책 속에 몰입되어서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까맣게 모를 정도로 집중을 하신거죠.
아무리 큰 소리가 들려도 말예요. 그것이 설령 사모님의 비명소리라 할지라도...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논.리.력~~!!
어릴때부터 단답형과 사지선다형 문제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어린이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논리성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문제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가미해서 긴 에세이를 써내는 서양어린이들과 견주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에세이 실력은 결코 뛰어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세계 무대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논리력을 키워야 한답니다.
그런데 논리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논리력을 키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방대한 독서입니다.
글이란 모름지기 글쓴이의 경험이 스며든답니다.
그래서 다다익선, 즉, 무슨 경험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에는 분명 한계가 있답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서 자신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것이죠.
독서의 방법에는 "정독"과 "다독"이 있습니다.
지식 전달에 목적을 둔 교과서는 "정독" 이 중요하고 동화책, 위인전기, 소설책, 가벼운 학술지 등은 "다독"을 해야한답니다.
"다독"에도 방법이 있는데요.
읽다가 모르는 것이 나와도 그냥 건너뛰면서 전체적인 뜻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나무'를 보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숲'을 보자는 거죠.
에세이 시험의 요령
J박사님은 프랑스의 천재들만 들어갈 수 있는 그랑제꼴이라는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그 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담당 교수가 한 뼘 굵기 분량의 눈문들을 가져와서 3시간 만에 다 읽고 그것을 토대로 에세이를 제출하라고 했답니다.
저마다 수재나 천재 소릴 듣던 서른명 정도의 학생들이 앞다투어 논문을 집어들고 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던 우리의 천재 소년, J박사님도 3시간 동안 두꺼운 논문을 읽고 에세이를 작성, 제출했습니다.
며칠 지나서 점수가 나왔는데 어떤 일이 벌어진줄 아십니까?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프랑스 학생들이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 하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J박사님이 월등한 성적으로 급우들을 누르고 1등을 했다는 사실~~!!
박사님은 알리앙스에 다니며 불어를 조금씩 공부했던 터라(그것도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의 불어실력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J박사님 특유의 놀라운 집중력과 논리력으로 프랑스의 수재들을 누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그런 불가사의한 에세이를 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3시간이란 시간은 그 방대한 논문들을 읽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에세이를 쓸 때 그 많은 양을 전부 다 읽으려고 욕심을 부리면 안된답니다.
글자를 한 자 한 자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한 줄 내지는 한 단락 단위로 봐 나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읽는 것이 아니라 스캔하듯 눈으로 훑어 나가야 한다는거죠.
위에 언급한 대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되 반드시 키워드나 키센텐스를 집어내야 합니다.
대충 논문들을 다 본 후엔 집어낸 키워드에 자신만의 언어로 살을 붙여 글을 씁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가 흔들림 없이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도록 주의하면서 써야 한답니다.
단락마다 나사로 꽉~ 꽉 죄는 듯한 유기적 결합
기억에는 단기 기억창고가 있고 장기 기억창고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머리 속에 '단어' 상태로 기억되는 창고가 바로 단기 기억창고 입니다.
그 '단어'들을 조합하여 큰 덩어리의 글로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장기 기억창고죠.
글을 쓸 때, 단기 기억창고에서 필요한 것들을 끄집어 내어 문장들을 만든 뒤, 그 문장들을 구슬 꿰듯이 한 줄로 꿰어서 동일한 맥락이 흐르는 한 단락의 글로 엮어 내는 부분이 바로 장기 기억창고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단기 기억창고가 발달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장기 기억창고가 발달한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재능을 물려 받았건 간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훈련을 거듭하면 분명히 글을 잘 쓸수가 있답니다.
문장이나 단락은 서로간에 유기적으로 연합되어야 하는데 유기적 연관성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논리력입니다.
느슨한 문장과 문장 사이, 단락과 단락 사이를 마치 나사를 이용해 꽉~ 죄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실력이 바로 논리력이란 말입니다.
그 논리력은 바로 독서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
하버드나 예일의 상류사교클럽에서 한국인이 밀리는 이유
J박사님은 학문의 자세로써 집중력과 논리력, 그리고 독서량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점을 거듭강조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성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사회성, 사회적 역량 혹은 social ability 에 대해서 언급해 볼까 합니다.
아이비 리그 -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에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밀 사교클럽이 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을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에도 있는데요, 제가 2005년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예일 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후배가 그러더군요.
"우리학교에는 비밀 클럽이 있다. 그 비밀 클럽은 어디서 어떻게 누가 모이는지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진다. 그 클럽 출신으로서 미국 대통령이 된 사람이 여러 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클럽이다. 그 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상류사회 출신에다가 뛰어난 브레인과 아울러 외모도 출중해야만 한다. 클럽가입은 선배가 후배를 지명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때까지 유색인종으로서 그 클럽에 들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얼마전 중국계 남학생이 한 명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헉;;;;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런 비밀스런 세상이 있음에 저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J박사님도 하버드에 계실 때 상류사교클럽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더랍니다.
그러니까 실력이 탁월하면 초대받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다는 겁니다. 문제는 실력이죠.
가 보니 정말 쟁쟁한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나요.
모두들 하나같이 명석한 두뇌에 출중한 외모를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풍부한 이야기 소재, 유창한 화술, 빠른 상황 판단, 유연한 대인관계 기술, 멋진 사교댄스 기술, 분위기에 맞는 적절한 유머를 구사하는 백인 상류층 자제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미래의 미국을 이끌어가는 소수의 두뇌집단인 셈입니다.
박사님 말씀에, 한국인은 열이면 열 다, 이 social ability 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미국인들은 원래 클럽활동을 좋아해~~!!
제 아들녀석들이 속해 있는 모임을 보면 모이기 좋아하고 파티하기 좋아하는 미국인의 속성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학교 방과 후에 실시되는 스포츠 클럽이나 격주로 모이는 취미클럽 등이 바로 사적으로 뭉치는 사교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클럽활동은 미국인이 어릴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자연스럽게 해오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모여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니 사교성이 자연스럽게 성격의 일부분으로 형성됩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야~~!!
J박사님은 한국의 교육환경을 심히 안타까워했습니다.
한국인의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사회성이거든요.
제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가족 이기주의"도 아이의 사회적 역량을 헤치는 주요 원인이랍니다.
J박사님은 "공부만 잘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라고 하더군요.
사실 한국에선 공부만 잘하면 주변의 칭송은 물론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 이룰수 있는 가능성이 무척 높죠.
일단 SKY 대학만 가면 상류사회로 첫걸음을 디딘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선 그게 아니더란 거죠.
공부가 전부가 아닌 세상,~!!!!!!!!!!
출신성분, 재력, 사회적 역량, 외모 등 그 모든 것을 아울러서 한 개인을 평가합니다.
물론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곤 하지만 뛰어난 성적이 기본이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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