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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뉴욕 월가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던 그는 1981년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해 주지 않는 살로만브라더스에서 해고를 당했다.

그러나 그가 창업한 블룸버그는 현재 월가 기간망 구실을 하고 있다.

수십억ㆍ수백억달러를 굴리는 펀드 매니 저라도 블룸버그 단말기가 없으면 운신을 못할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아눕 굽타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빌 게이츠 회장은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그가 속한 회사를 통째로 사들였다.

현재 빌 게이츠의 기술자문 역이자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아눕 굽타는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사례는 결국 기업 미래에 그대로 반영됐다.

살로만브라 더스는 씨티그룹에 흡수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강 IT기업으로 건재하고 있다.

지금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천재급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열기가 지나쳐 전쟁으로 표현될 정도다.

유능한 인재 하나가 회사 생사는 물론이고 10년, 20년 뒤 운명까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에어론 권 이사(47). 앨빈대와 미시간대 런던대 등 세계 유수 대학 3곳을 돌며 학부를 마친 그는 GM 출신이다.

독특한 경력에 기획실에서 보여준 탁월한 능력을 높이 산 GM은 전액 장학금을 대면서 시카고대 MBA에 그를 보냈다.

그런데 89년 MBA를 마칠 무렵 메릴린치가 그를 낚아챘다.

GM은 공들여 키운 인재를 장학금과 제반비용 등 자 그마한 집 한 채 값을 받고서 포기해야 했다.

에어론은 현재 메릴린치의 전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모든 회사 자금 흐름이 그의 통제를 받는 셈이다.

그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중역들을 만날 때 달랑 A4용지 한 장만 들고 간다.

그 한 장에 거대조직의 위험을 압축해 담을 만한 실력자가 된 그를 얻기 위해 메릴린치가 지급한 비용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만큼 적은 셈이다.

인재를 지키려는 기업들도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IBM 왓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진대제 정통부 장관을 스카우트할 때 회사측은 백지수표까지 내밀며 이탈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재를 얻으려는 쪽이나 지키는 쪽이나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기업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기술 변화가 가속되면서 순간적인 판단이 회사 향 방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천재급 인재를 확보하라. 창조적인 천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면서 사장단이 직접 나서서 천재급 인재를 영입하도록 특명 을 내리기도 했다.

인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채용 방식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정기채용은 수시 채용으로 바뀌었고 수많은 헤드헌터를 능가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CEO가 직 접 나서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력서로 뽑은 사람은 전체 채용인원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300여 명으로 구성된 '캔디데이트 제너레이터(Candidate Generator)' 라는 인재발굴팀이 발로 뛰어 찾아낸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인재를 데려오는 데 전용기까지 내주며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다.

GE는 인재 스카우트 못지않게 가능성 있는 인재를 내부 '학습'을 통해 키워 가 는 방식도 중시한다.

세계 각지에서 인재를 뽑아 최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성과를 떠나 진취적 정신에 보상을 해주면서 최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는 것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유능한 인재를 뽑기 위해 수시로 채용 이벤트를 열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고로 유능한 인재를 뽑아야 회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낸시 래 다임러크라이슬러 채용담당 부사장 설명이다.

채용에서 국적이나 성별이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고 이제는 근무지 제한도 없다 . 좋은 인재라면 그가 원하는 나라에서 일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삼성이 미국 인도 등 각국에 연구 조직을 갖췄고 LG전자는 기초과학이 우수한 러시아에서 20여 명을 선발해 모스크바연구소(LGTCM)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소프 트웨어연구소에서 근무하게 할 방침이다.

인재에 대한 대접도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이미 사장 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삼성 펠로' 2명을 선발했으며, LG전자는 필요로 하는 인재가 입사하면 상한선 없이 사이닝 보너스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방침도 세웠 다.

그런가 하면 뛰어난 성과를 내면 횟수에 관계없이 1억원까지 지급하는 '디지털 인센티브제'도 시행하고 있다.

주요 기업은 천재급 인재를 단순히 능력 하나만으로 뽑지는 않는다.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바이어컴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은 '목표를 향한 열정적인 헌신'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가치있는 꿈을 최상의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지적 ㆍ도덕적 성품'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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